LG화학이 바닷물을 산업용수로 정화하는 역삼투막(RO 멤브레인) 필터를 만드는 워터설루션 사업부 매각을 추진한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석유화학 부진이 장기화 하자 세계 2위 담수처리 사업인 워터솔루션 부문을 매각해 재무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화학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워터설루션 부문 매각을 위해 사모펀드(PEF)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문의 연 매출은 2000억원 수준으로, 매각 금액은 1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앞서 LG화학은 2014년 미국 나노H2O를 인수한 뒤 청주공장에 양산 설비를 구축하고 RO 멤브레인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현재 일본 도레이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23년 청주공장을 증설하며 향후 5년 내 사업을 2배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본업인 석유화학 업황이 악화하자 재무구조 강화를 위해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매각건을 두고 LG그룹 내 리밸런싱 기조가 진행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열린 올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모든 사업을 다 잘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러기에 더더욱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 진입장벽 구축에 사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자본의 투입과 실행의 우선순위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전지 소재와 친환경 소재,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의 질적인 성장을 통한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나선 상태다. 워터설루션 사업 외에 에스테틱 사업부 매각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LG화학은 사업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