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8540_672155_325.jpg)
SK그룹 지주사 SK㈜가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매각을 추진한다. 지난해 특수 가스 회사인 'SK스페셜티'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그룹 캐시카우(현금창출) 역할을 맡은 'SK실트론'을 매각 대상에 과감하게 올렸다.
2023년 기준 그룹 자회사가 200개를 넘기며 비효율적인 사업 구조가 대두된 상황에서 고강도 리밸런싱(사업 재편)을 통해 인공지능(AI)과 에너지솔루션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SK실트론 경영권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 지분은 SK㈜가 직접 보유한 지분 51%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으로 묶인 19.6%를 더한 70.6%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반도체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 제조사다. 2017년 SK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인수한 LG실트론이 모태다. 당시 SK그룹은 LG그룹이 보유한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원에 인수한 뒤 잔여 지분 49% 중 KTB PE(사모펀드)가 보유한 19.6%를 TRS 계약으로 추가 확보했다.
우리은행 등 보고펀드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29.4%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개인이 같은 방식으로 확보했다. 다만 최 회장 지분은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SK실트론의 몸값은 5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데, 이번 매각 성사 시 SK㈜는 3조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SK그룹이 SK실트론 매각에 나선 것을 주목하고 있다. 그룹 내 알짜 계열사 중 하나인 SK실트론마저 매각을 추진, 올해도 고강도 리밸런싱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SK실트론은 글로벌 시장에서 12인치 웨이퍼 기준 점유율 3위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을 정도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조 1268억원과 315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룹 내 배터리와 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이 부진한 데다 대규모 투자로 사업 비효율과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이에 지난해 12월에는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100% 자회사 SK스페셜티의 지분 85%를 2조7000억원에 한앤컴퍼니로 넘겼다.
또 흡수합병(SK E&S), 청산(SK네트웍스아메리카, 팬아시아반도체소재), 매각(SK렌터카) 등을 일사천리로 진행하면서 회사의 장기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한편 SK측은 SK실트론 경영권 매각 추진과 관련해 "리밸런싱 차원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