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롯데케미칼]
[출처= 롯데케미칼]

롯데그룹과 HD현대그룹이 석유화학 사업 통폐합을 추진한다.

12일 석유화학업계 및 유관기관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그룹이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에 가동중인 나프타분해설비(NCC)를 합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한 '석유화학업계 자율적 구조개편 방안'의 일환이다. 한국화학산업협회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사업재편 관련 컨설팅 용역을 맡겨 지난 3월 최종보고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지난해 각각 1조8255억원, 2837억원 규모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중국발 공급과잉 및 글로벌 수요 부진에 더해 원자재 가격 인상, 미국발 관세전쟁도 화학업황에 악재를 더하고 있다. 

현재 A 회계법인을 통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보유한 자산과 합작사의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마무리 절차를 진행중이다.

두 회사는 HD현대그룹 자회사 HD현대오일뱅크가 지분 60%를, 롯데케미칼이 지분 40%를 보유한 합작사 HD현대케미칼을 통해 연간 85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설비를 운영중이다. 이와 별도로 롯데케미칼은 대산단지에서 연간 11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전체 에틸렌 생산량(450만톤)의 20%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이 대산에 보유한 설비를 HD현대케미칼로 넘기고, HD현대오일뱅크가 현금 혹은 현물을 추가로 출자해 설비를 한 개의 법인으로 합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4년 4:6 지분율 합작사인 HD현대케미칼을 설립해 협업해왔다. 2018년엔 총 3조4200억원을 들여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HPC)를 대산에 구축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양측은 통합 이후 일부 시설은 폐쇄해 생산량을 줄이고, 중복 인력 등 업무를 재조정하는 효율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수와 대산 두 지역에 중복 설비를 보유한 석유화학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이미 수년 전부터 형성됐다"며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구조개편 신호탄을 쏘면 석유화학기업 간 추가 통합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전반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고민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 내용이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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