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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석유화학 산업은 기회와 위험 요인이 상존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저가 공세와 미중 관세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악재와 미국 정부의 저유가 지향 정책,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정책 종료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불확실성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2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석유화학 기업들은 대부분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을 냈다.
롯데케미칼은 1266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해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은 4470억원 영업이익을 냈지만 석유화학부문에선 565억원 손실을 냈다. 한화솔루션의 케미칼 부문도 91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 2분기에도 업황 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우선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이어지면서 업계 내 고객사들이 관망 움직임을 견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조차 상호관세 관련 판결이 하루 만에 뒤집히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전날 미국 국제무역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초 주요 무역 상대국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선 행위라며 철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미국 법무부가 국제무역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고,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판결의 효력 중지를 요청했다. 이에 항소법원은 법무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최종 판결 전까지 미국이 관세를 그대로 징수하도록 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도 석유화학 업황 회복을 논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미국의 관세전쟁은 90일간의 유예로 현재 잠시 소강상태일 뿐 7월부터 재차 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역내 신규 증설 유입에 따른 공급 부담도 해결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 역시 석유화학 수출을 위축시킬 요소로 미국의 관세 정책을 꼽았다. 올 상반기 국제유가는 연초 OPEC+ 회원국들의 감산 연장, 재고 부족 등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 산유국의 증산 발표 등으로 하락세를 지속한 만큼 하반기에도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 저유가 원하는 美 정부, 중동정책 변화…韓 NCC 수혜 기대감
다만 미국의 중동 정책이 변화하는 점은 눈여겨볼 요소다. 미국의 중동정책 개편이 유가 하락을 이끌면서 국내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통상 미국은 중동에서 사우디, 이스라엘을 우방국으로 여기고 이란, 시리아, 예멘 등은 적대국으로 다뤄 왔다. 하지만 최근 이란과 핵합의 협상을 재개하는 등 이전까지 보여온 움직임과 대조되는 정책을 가져가고 있다.
실제로 앞서 미국은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원유 수출 금지 등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바 있다. 핵합의가 원만하게 진행될 경우 이란산 원유 공급으로 국제유가 하락을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란에 대한 원유 수출 금지 조치가 해제된다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최저 4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권사들도 유가하락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를 변수로 꼽고 있다. 유가 하향 안정화를 원하는 트럼프의 고군분투와 주요 산유국의 결속력 약화로 인한 OPEC+ 감산정책 종료 등으로 WTI 가격이 55~6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 전경 [출처=롯데케미칼]](https://cdn.ebn.co.kr/news/photo/202505/1664764_679487_417.jpg)
저유가 흐름이 화학제품 스프레드의 개선 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역사적으로 유가와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는 각 제품별로 그 정도의 차이는 존재했지만 결과적으로 뚜렷한 역의 상관관계를 보여 왔다.
전 연구원은 "사우디 중심의 OPEC+ 증산 전환과 저유가를 위한 트럼프의 고군분투에 따른 유가 레벨다운은 곧 납사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며 "이는 주요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 개선의 동력이 되어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도 중요한 포인트다. 종전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그동안 중단됐던 러시아산 납사 유입 재개 가능성도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저가 납사를 대량 구매하고 있던 중국과 인도 NCC 업체들의 원가 부담은 높이는 반면 국내 NCC 업체들에게는 유가 하락과 함께 실질적인 납사 구매 가격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가 하락과 러-우 종전으로 우랄 디스카운트가 줄어든다면 한국 NCC 업체들이 지닌 상대적인 원가 열위도 점차 해소될 수 있다.
전 연구원은 "2022년 러-우 전쟁 기점으로 확연하게 바뀌었던 중국과 인도의 원유, 납사 구매처는 하반기 종전 협상 진행에 따라 점차 정상화될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산의 비정상적 디스카운트를 완화시키면서 지금까지 중국과 인도 업체들이 누린 원가 우위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결국 국내 업체들의 직접적인 원가 변동보다도 역내 경쟁상대들의 원가 상승으로 인한 상대적인 어부지리 격의 수혜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출처 : ['25 下 산업전망] 석유화학 먹구름 여전…'유가·전쟁·관세' 변수 < 석유화학 < 에너지 < 기사본문 - 이비엔(EBN)뉴스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