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 전경 [출처=서산시]

정부가 최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석유화학 구조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여수(전남), 울산, 대산(충남) 등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입주기업 간 통폐합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 목표를 현재 생산량의 최대 25%(연 375만t)로 설정한 만큼 향후 주요 10여 개 공장이 통폐합 대상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1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전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석유화학 구조개편 방안'을 논의해 발표했다.

구조개편 방안에는 △과잉 설비 감축 및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의 전환 △재무 건전성 확보 △지역경제·고용 영향 최소화 등 '3대 방향'이 담겼다.

외에도 △3개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구조개편 동시 추진 △충분한 자구노력 및 타당성 있는 사업재편계획 마련 △정부의 종합지원 패키지 마련 등과 같은 '정부지원 3대 원칙'을 확정했다.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는 정유사와 석유화학회사의 수직적 통합이 거론된다. 원유를 취급하는 정유사와 손잡으면 에틸렌의 원재료인 나프타를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산업 재편 컨설팅을 맡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지난 6월 국회미래산업포럼에서 "산단 내 업체들끼리 어떻게 협업을 해야 되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3대 산단별 공급과잉 수준과 다운스트림 차이가 있어 서로 다른 재편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대표적으로는 대산산업단지에서 현재 논의 중인 롯데케미칼과 HD현대의 NCC 설비 통합 운영이 있다. 롯데케미칼의 NCC 설비를 HD현대케미칼이 통합 운영하고, 모회사인 HD현대오일뱅크가 추가 출자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이곳에 각각 110만t, 85만t 규모 NCC를 운영 중으로 HD현대오일뱅크는 별도의 정유 시설을 갖췄다. 

대산산단에는 LG화학과 한화토탈에너지스의 NCC 설비가 있다. 이들 업체 간 설비 통합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울산산단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가 NCC 설비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여수산단은 기업별 NCC 시설(여천NCC 연 228만5000t·LG화학 200만t·롯데케미칼 123만t)의 규모 차이가 워낙 커 통폐합 과정에서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각 기업이 마련한 자구 노력에 따라 지원을 차등화하고, 사업 재편을 미뤄 다른 기업의 감산에 따른 이익을 기대하는 '무임승차'에는 정부 지원을 배제해 불이익을 주겠다는 방침을 분명히했다. 

아울러 석화 산업 위기에 따른 지역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5월 여수시를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서산시도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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